검사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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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저 | 부키
최저가
리뷰
- 산에서 도박하다 구속되엇는데 다행히 집행유예를 받고 다시 산도박장으로 향했던 박 여사. 그녀의 중독성 덕분에 다시 잡혀 들어왔다. 계장과 그녀의 대화 속에서 철학자 한스 요나스의 말을 찾았고,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는가'와 같은 질문도 가능했다. '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국가는 왜 노름이나 약물중독을 처벌하는지에 대해 성찰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맹자와 소크라테스까지... 김웅 검사의 말에 따르면 도박꾼 박 여사는 철학자임에 틀림없었다. 박 여사 덕분에 사회시간에 배웠던
- 특히나 조직 간 위계질서가 엄격해보이는 검사 조직에서 스스로 왕따를 자처하며 소신있는 말을 할때-저는 부르면 오는 개가 아녀요. 부장님이 불러서 나가면 나중에 제가 부장님 불러도 나오실 건가요?-에서는 빵 터지면서 속이 다 후련하더라구요.
- 나에게 닥친 사기의 피해라는 불행이 청천벽력이 아니라, 실은 내 욕심과 게으름(알아봤어야 할 것을 알아보지 않은 경우)의 소산이라는 것을, 이처럼 현실에 기반해 설득력 있게 이야기해 줄 사람이 현직 검사 말고 또 누가 있겠는가. 사실 여태 내가 아는 법조인들이란 유려한 문장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김웅 검사는, (큰소리를 싫어한다는 그의 말처럼) 조곤조곤 얘기해주듯 문장을 풀면서도, 어느새 사람을 몰입하게 만든다.
- 김 검사가 이야기해주는 사건은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반듯하고 직선적인 서사가 있는 사건과는 조금 많이 달랐다. 사건은 대게 여러 명의 인간이 각자 만들어온 삐뚤빼뚤한 궤적이 겹치고 겹쳐 만들어진 것 이었다. 물론 한 명의 사기꾼이 명확한 악의를 갖고 일으킨 사건들이 대부분이긴 했다. 김 검사가 이야기 해준 사건은 영화나 재현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극적인 반전 대신에 현실의 늪에 빠져 제대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건이었다. 그리고 그 사건의 주인공 혹은 피해자들은 사기꾼들에 의해 아주 입체적으로 갉기 가기 찢어진 순간들을 갖게 됐다. 수민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은 사기꾼에게 속아 넘어가 사체를 쓰고 몸까지 파는 일을 겪었고, 영민씨라는 사람도 사기꾼에게 속아 집을 잃을 뻔 하기에 이른다. 뿐 만인가. 자신의 남편이 자신을 살인자로 몰아 부친 사건도 있었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박 여사의 이야기도 있었다. 단순하게 "바보 같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짧은 말과 우리의 머릿속을 잠시 스치고 지나가는 피해자들에 대한 간단하고 명쾌한 '우리의 결론'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현실들이 그들의 삶에는 들어 있었다.
- 티비나 영화로 보던 허구의 검사가 아닌 실제 검사의 사건이나 주변상황의 예시들로 재밌게 읽었다. 아쉬운 점은 마지막 챕터는 법의 원론적인 글만 나와서 앞쪽보다는 가독성도 흥미도 좀 떨어진 점이다. 첨부터 예시적 상황에 섞어쓰면 모르겠는데 뒤쪽에 몰아있는것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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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 출처 : YES24.COM
목차
프롤로그 _ 나사못처럼 살아가겠다던 선배를 기억하며
추천사 _ 나는 어떤 물음, 어떤 눈빛을 가지고 살아가는가_ 김민섭
1. 사기 공화국 풍경
사기꾼은 목숨 걸고 뛴다
어쩌면 울버린, 초인적 능력을 지닌 그들
욕심이라는 마음속의 장님
무전유죄, 약자들의 거리
프랜차이즈 시장의 폭탄 돌리기
국가대표 영민 씨의 슬픈 웃음
지옥이 된 수민 씨의 꿈
착한 사마리아인의 거짓말
2. 사람들, 이야기들
검찰이 보지 못한 그의 진심
이야기의 뒷면, 진짜 사연을 이해한다는 것
그들이 고소 왕이 된 까닭
아이에게 화해를 강요하지 말라
산도박장 박 여사의 삼등열차
3. 검사의 사생활
당청꼴찌 '또라이' 검사의 어느 오후
차장은 잘 몰랐겠지만 검사는 개가 아니라서
검사 생활은 코난 도일의 추리소설과 다르다
'컬러학습대백과'가 가장 큰 자양분이 되었다면?
귀인의 기억,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
4. 법의 본질
법이 궁극적으로 해결해주는 것은 없다
엄정함을 잃은 법은 지도적 기제가 될 수 없다
법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분쟁 해결 방법인가
새로운 목민관이 아니라 본질적 개혁이 필요하다
국민들에게는 재판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
형사처벌 편의주의를 경계한다
에필로그 _ 아침을 여는 청소부처럼 묵묵히 살아가는 그대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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